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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화 시대
이경희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1.10.07 pm07:02   기사승인 2021.10.11 am12:00 인쇄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잔혹한 게임의 룰을 어린이들의 놀이에 얹어 뒤틀린 사회현상을 풍자하며 서바이벌게임이라는 기상천외한 우화로 만든 작품은 펜데믹에 갇힌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끌었다. 드라마를 흥미롭게 볼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한 두 세대 전에 즐겼던 놀이를 직접 경험해보려는 사람들이 파리의 팝업스토어 앞에서 밤을 새워 줄을 서는 진기한 현상이 벌어졌다. 수천 명의 외국인이 우리가 어려서 골목에서 했던 ‘딱지치기’와 ‘설탕뽑기’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체험존과 각종 패러디 영상물을 만든다니 갑작스러운 현상에 어리둥절하다. 무엇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문득 4차산업혁명 강사과정에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만들어서 보여준 도표(AI+12TECH)가 생각난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인공지능과 온라인·오프라인의 기술이 결합하여 스마트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열어간다는 내용이었다. 6가지 디지털 기술과 6가지 아날로그 기술 중에 고개를 갸우뚱 했던 것이 O2O에 동기부여를 하는 ‘게임화’ 개념이었다. 게임화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뿐 아니라 거대한 산업을 움직일 것이라는 예견은 최근에 메타버스를 실현하는 아바타 게임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거기에 우리 다음 세대의 먹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던 고인의 음성이 쟁쟁하게 되살아난다.

4차산업혁명이 현실(오프라인, 1차, 2차)과 가상(온라인, 3차)의 결합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되었고 그 결과물이 일상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이 시대에 O2O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G2G, 즉 세대 간의 협업이다. 예전에는 앞선 세대가 그동안 살아온 경험과 지식으로 다음 세대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지 않으면 미지의 세계로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어렵다. 그 실례로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콜드플레이가 우리나라의 방탄소년단과 콜라보하여 <마이 유니버스> 음원을 내고 단숨에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고의 밴드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정상에 이를 수 없었던 그들이 세대 간의 협업을 통해 대중을 사로잡았다.

대형공연장에서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콜드플레이의 보컬리스트 크리스 마틴은 노래뿐 아니라 춤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젊은 그룹을 만나기 위해 까다로운 방역의 벽을 뚫고 우리나라에 직접 날아왔다. 여덟 명의 젊은이와 한 명의 중년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춤추며 녹음에 참여했고 음원과 함께 디지털 기술을 입혀 환상적인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냈다. 영국에 있는 크리스 마틴은 마치 우리나라에서 방탄소년단과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듯 홀로그램 기술로 참여를 했고, 한 편의 공상과학 영화와 같은 뮤직비디오 작품이 탄생했다. 팬덤들은 메타버스 기술을 통한 아바타로 그들의 춤과 노래에 동참하며 경험을 나누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공진하며 다음 세대와의 협업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우리들에게는 이야기와 가무를 좋아하는 문화예술적인 유전자가 있고 역사 속에 축적된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재미와 의미에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창조적인 예술 활동 역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으로 시너지가 나고 확대재생산 된다. 어쩌면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의 속 깊은 메시지와는 별개로 작품 속에 나오는 아날로그적인 게임이 팬테믹 속에 디지털기기에 갇혀 살던 사람들을 몸을 움직여 노는 놀이터로 불러냈는지도 모른다. 놀이가 일이 되는 시대의 신인류 ‘호모파덴스’로 살아가려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오가는 게임화 코드를 잘 읽어내야 한다. 시대를 선도하는 천재들과 그에 호응하며 참여하는 프로슈머에 의해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의 문화강국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sisag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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