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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의사는 아플 권리가 없다”
홍석기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2.08.26 pm02:16   기사승인 2022.08.29 am12:01 인쇄
우아하고 고상한 표현으로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분야가 딱 두 곳, 정치와 언론이다. 가볍고 거친 언어 이외엔 묘사할 방법이 없다. 품격이 있고 깊이가 있거나 수준 높은 모습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와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를 꼽자면, 첫째, 언어의 붕괴다. 평범한 사람들도 잘 쓰지 않는 ‘개딸, 양아치, M빠’ 등이 쓰이더니 요즘에 또 무슨 ‘Y 핵관, 방탄 당헌’ 등이 나왔다. 패거리 정치는 이미 600년 전부터 있었던 “동인 남인 서인 북인, 노론 소론” 등과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치 언어는 더욱 악화되는 느낌이다. “언어의 세계가 곧 그 사람의 세계다”라고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둘째는 행동의 가벼움이다. 지은 죄를 감추기 위해 또는 어떤 경우에도 살아 남기 위해 당헌까지 개정을 한답시고 온갖 꼼수를 부리고 잔머리를 굴린다. 아무리 권력에 취해서 보이는 게 없다고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국민을 너무 우습게 여기는 거다. 주변 인물들을 정리하지 못하는 통치자나 고위 관료들도 마찬가지다. 친구와 친척을 구분하지 못하고, 직무 체계와 보고를 정리할 줄 몰라 아직도 삐걱거리는 통수권자를 보면 답답할 뿐이다.

셋째는 철학의 빈곤이다. 일찍이 플라톤은 “정치인은 철학이 있거나, 철학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 선진국을 발돋움하는 이 때에 아직도 구시대적인 언행을 일삼고, 패거리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 째, 코로나 바이러스 3년째, 기후 변화의 소용돌이 등으로 인해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에 휘말리고 있다. 거시적인 안목의 통치철학이 없이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넷째, 역사적 무책임이다. 조선 시대 이전부터 수백 년 동안 우리나라는 외침을 수도 없이 받았다. 주변에는 세계 최강의 4대 국가,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이 호시탐탐 한국을 노리고 있다. 우방이나 혈맹은 좋을 때 이야기다. 이용하기 딱 좋은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석유와 철광석 플라스틱이 하나도 나지 않는 자원빈국(資源貧國)이다. 주변의 강국을 이용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 없는 나라가 한국이다. 흥망성쇠의 역사를 바로 봐야 한다.

끝으로, 공부하지 않고 연구하지 않는 게으름이다. 정치와 언론에 종사하는 고관 대작들의 언어는 술집 뒷골목에서 똥을 싸는 강아지 같은 수준이다. 행동은 말할 것도 없이 가볍고 천박하다. 내면으로부터 존경하고 싶은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품성과 인격은 작은 언행에서 모두 나타난다. 손가락 움직이는 악수에서의 눈빛, 지나가면서 내뱉는 한마디, 중얼거리며 지껄이는 속내가 모두 지식과 경험을 보여 준다.

“훌륭한 의사는 아플 권리가 없다”고 고대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한국의 통치자와 정치인, 언론인들은 아플 권리도 없지만 무식할 자유도 없다.

sisag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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