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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나라 튀르키예(Turkiye)에 위로를 담아
전규리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3.04.14 pm04:03   기사승인 2023.04.17 am12:01 인쇄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일 년에 한 번은 국외 여행을 다녀왔었다.

여행의 시작은 순전히 아들 덕이었다. 아들은 초등 5학년부터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공부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거친 감정들을 그대로 쏟아내고 있었다. 나는 아들을 데리고 우리나라 곳곳을 당일로 가끔은 1박 2일로 아들의 감정을 다독이는 시간을 만들고 있었다. 아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작하였지만 진짜 수혜자는 나였다. 여행을 통해서 나와 마주하는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을 선물 받았으니 말이다

국외 여행 중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녀왔지만, 그중에서 7박 9일로 다녀왔던 터키는 역사적 문화 유적지가 살아 숨 쉬는 나라로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터키는 2022년 6월 24일 공식적으로 튀르키예(Turkiye)로 국가의 명칭을 바꿨다. 터키(Turkey)는 영어로 칠면조라는 뜻이기도 하고 속어로 ‘비겁한 사람’이라고도 하니 국가 명칭을 바꿀 만하다. 용감한 민족으로 위세를 떨쳤던 튀르키예는 6.25 한국전쟁에서 가장 전사자가 많았던 나라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준 그들과 우리는 형제의 나라로 우애가 깊다. 그러나 그들의 민족성은 우리와 닮은 듯 달랐다.

터키의 전통시장으로 가장 큰 바자르(Bazaar)시장을 관광할 때 한국인 인듯 싶으면 반갑게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간식거리를 덤으로 더 주기도 하는 정 많고 따뜻한 마음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닮아있지만 조급하고 여유 없이 사는 우리와 삶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들의 표정은 여유롭고 한가롭게 노천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는 여유가 느껴지는 모습들 속에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의 등을 토닥여 줄 줄 아는 삶으로 느껴졌다.

여행 중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장미 넝쿨로 둘러싸인 넓은 정원이 있는 카페촌에 들리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평장의 공동묘지였다. 공동묘지 위에는 아름다운 장미들로 카페촌을 조성하여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터키 정부의 장례문화 정책에 많이 놀랐다.

차를 즐기는 터키 사람들의 표정에서 조금도 그곳을 공동묘지로 인식하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저 아름다운 카페에서 삶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마치 동서양의 만남을 이어주는 보스포러스(Bosphorus)해협 처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보이지 않는 영혼들과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는 만남의 장소인듯했다.

또 터키를 여행하는 내내 지하철을 볼 수 없었다. 지하철이 없는 이유는 역사적 유물들이 땅속에 그대로 묻혀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과거의 찬란한 문화는 땅 아래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고 땅 위로는 현재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으며 지형적으로는 아시아와 유럽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올봄이 막 시작되던 2월 초 튀르키예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 되어 수많은 사상자와 많은 건물이 무너졌다. 한 순간 집을 잃고 갈 곳이 없어진 것도 너무나 황당한 일이지만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고통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시간이 얼 만큼 지나야 그들이 일상으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시 튀르키예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그들의 등을 토닥여 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의 위로를 담아 그들에게 보낸다.

sisag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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