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친절과 무례를 비교함
홍석기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3.11.10 pm12:49 기사승인 2023.11.13 am12:01
강사료 늦게 준다고 서운해서 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교육연수원에 도착을 해서, 강의실을 물어 보니, 인사도 하지 않고, “3층으로 올라 가세요.” 3층으로 올라 가 보니 10여 개 강의실이 호실 번호도 없고, 구분도 안 되어 있고, 강의 과정 팻말도 없고, 강의실을 일일이 다 열어 봐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강사가 먼 길 찾아 갔으면, 커피라도 한 잔 모시면 얼마나 좋을까?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은 건 아니지만, 무시를 당하는 듯 하면, 강의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식사는 하셨는지요? 커피 타 드릴까요?”라고 묻지도 않고, 강의를 하거나 말거나, 알아서 잘 하라는 듯 했습니다.
컴퓨터 세팅도 해 놓지 않고, 강사가 다시 내려와 물어 보니, 그제서야 문을 열어 주고, 컴퓨터 켜 주면서, 포인터가 있는지, 컴퓨터 리모콘(remote controller)은 작동이 되는지 사전 점검도 해 놓지 않고, 고장이 난 리모콘은 두어 달 동안 변함이 없습니다.
강사료는 한 달치 과정이 다 끝나야 한꺼번에 지급한다고 합니다. 어느 지역은 그날 그날, 인터넷으로 전자 전표 발행해서 이튿날 지급하는데, 그게 그리 어렵고 복잡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그 지역 공무원들은 뭘 배웠길래, 일을 그 따위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지역 공무원은 강사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면서, “어떻게 오시는지? 역까지 모시러 나가야 하는지? 식사는 어떻게 하실 건지?” 묻고 확인하고, 어느 지역은 최고의 도시락까지 준비해 놓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준비해 주기도 하며, 일일이 묻고 귀찮게 확인까지 하고, 강의가 끝나면 문 앞까지 배웅을 하고, 주차장에서 차가 안 보일 때까지 인사를 합니다.
그 곳은 강사가 가는지 마는지, 관심도 없고, “강의 끝나면 알아서 문 닫고, 잘 가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해당 공무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조직 단체의 리더십”의 문제입니다.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도 없고, 멋진 지어 놓은 건물은 텅텅 비워 놓고, 낡은 건물에서 비좁은 강의실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는 알 수가 없습니다.
멋진 교육 과정 만들어 주민들 모셔놓고 입학식도 없이, 기관장도 나타나지 않고, 저녁식사는 고사하고, 교육 참가자들을 위한 커피는 기대하지도 않지만, 강사를 위한 차 한 잔 준비하지 않은 채, 알아서 잘 하고 가라는 교육과정은 생전 처음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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