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송전선로 근본 문제 해결 없이 재해 사고 반복될 것
시사강원 기자
입력 2024.08.09 pm02:53 기사승인 2024.08.12 am12:01
이번 경남 하동군에서 발생한 산림청 헬기 추락 사고는 단순한 기계적 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가 아닌,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방치해온 송전선로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드러낸 사건이다.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압전선은 단순한 장비 손상의 문제가 아니라, 산림 관리 및 재난 대응 작업에 있어 치명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사고 헬기는 산림청이 21년간 운용해온 AS 350 기종으로, 산림 보호와 재난 대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이처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헬기조차 고압전선이라는 물리적 장애물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기장이 부상을 입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로, 사고의 피해는 언제든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고압전선과 송전탑 문제는 비단 이번 사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산불의 원인 되기도 하고, 마을에 들어서는 송전선로는 지역주민의 생활에도, 산불 진화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고압전선은 헬기 이동에 따른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
송전선로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으나, 국가 시설에 대한 후진국형의 디자인 개념과 공무원들의 책임 회피로 지역 주민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를 알면서도, 그저 임시방편으로만 처리해온 정부의 태도는 이번 사고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고속도로와 같은 주요 인프라에 대해 공동축이나 지하화와 같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현재의 방식만을 고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번 사고는 그저 하나의 사건으로 지나쳐서는 안 된다. 송전선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고는 계속 반복될 것이며, 그 피해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제라도 송전선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헬기 운항 및 산림 관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또 다른 사고 앞에서 같은 후회를 반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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