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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람시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가 있다면
강대업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5.01.10 pm02:25   기사승인 2025.01.13 am12:00 인쇄
▲ 강대업 컬럼위원 ©시사강원신문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며 함부로 날뛴다는 ‘도량발호(跳梁跋扈)’가 전국 대학 교수들이 선정한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였다. 비상계엄과 연이은 탄핵까지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소용돌이 정국에 설상가상으로 새해를 며칠 앞둔 연말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로 다시 한 번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언론보도가 혼미한 시국을 분석하고 나름의 전문가와 논객들이 열띤 주장들을 펼치지만 국민의 마음을 읽고 희망을 주는 울림은 찾아보기 힘들다. 법을 세우고 그 법을 수호하는 입법, 사법 그리고 바르게 집행해야 할 행정이 각각 지켜야할 책무를 지켜내지 못하고 돈과 권력에 취해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준도 없이 흔들림으로 오히려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권력의 향배에 눈치만 보던 언론과 지식인 그리고 검찰, 군과 경찰 수뇌부, 공수처 할 것 없이 이 때다 싶어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고 줄을 서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여러 부처 장관급들이 줄 탄핵으로 공석인 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권한대행을 맡아 1인 4역으로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있다. 여야를 떠나 정치인이라면 국헌을 준수하고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고 백성을 편하게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요체일 텐데……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에게 법은 자신들의 유 불리에 따라 무엇이든 만들어내고 없앨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가 되기도 하고 필요할 때 걸고 싶은데 걸면 되는 장신구에 불과하다.

썩어 냄새나는 웅덩이에서 깨끗한 물고기를 건질 수 없듯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밑바닥 수준의 도덕과 가치관, 판단력으로 돈과 권력만 탐하는 기성 패거리 정치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법法은 글자 어원 그대로 물이 가는 길처럼 순리의 흐름이어야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최고의 선은 마치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이르고 있다. 그 물은 필시 썩어 냄새나는 탁류가 아니고 모두가 좋아하는 맑은 물일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한풀이 하듯이 세를 모아 거슬러 몰아가지 않고 민초들의 낮은 삶 속에 찾아들어 모두에게 생기와 희망을 주는 정치와 같다고 생각한다.

본질은 잊어버리고 이익만 좇으면서도 겉으로 꾸며내는 태도는 감동을 줄 수 없다. 원래 그릇이 작은 사람이 크게 보이려고 보폭을 크게 벌리면 제대로 걸을 수 없고 키 작은 사람이 까치발로 선다고 해도 오래 설 수 없는 것처럼 국민을 진심으로 섬기는 마음이 아니면 그 정치는 민심을 속이지 못할 것이다. 눈이 멀어 나라야 어찌되든 추종하는 사람들이야 그렇게 또 그렇게 우매하게 살아가겠지만

그런데 나라가 혼란한 와중 아픔까지 겹친 이번 항공기 참사에 유가족들의 황망한 마음을 보듬고 밤잠을 못자면서 신속히 사고를 수습한 공무원들의 희생이 유가족 모두에게 감동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고에 유가족들이 분노하지 않는 모습도 성숙한 태도였고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고생하신 정부관계자들을 앞으로 나와 달라고 요청한 후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분들이 저희를 도와주신 겁니다. 이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진심에서 우러난 고마움을 전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도량발호(跳梁跋扈)하는 정치인들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날뛰며 국격을 실추시켜도 그래 아직도 우리에겐 이렇게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공직자들이 있고, 그렇게 수고한 이들의 노고를 고마워하는 국민들의 이성적이고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 새해 벽두 우리에게 희망으로 전해졌고 이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구나 하는 것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sisag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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