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군 주천면에 위치한 유서 깊은 고택 조견당이 관리 소홀과 무관심 속에 붕괴 위기에 처했다. 조견당 안채는 1985년 강원도문화재자료 제7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았으나, 2016년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민원으로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며 방치되기 시작했다.
조견당은 1827년 완공된 영서지방을 대표하는 반가로, 음양오행 사상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독특한 구조와 미학적 가치를 지닌 대한민국 유일의 고택이다. 현재 건물은 심각하게 기울어져 추가적인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붕괴가 불가피하다. 건축적으로도 대들보 하나로 가옥 전체를 지탱하는 특이한 구조를 보여주는 등 디자인과 공간 분할 측면에서 건축사적으로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 해제 당시, 강원도와 영월군은 보수 예산을 다른 용도로 전용했고 이후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 지역 주민과 문화재 전문가들은 조견당의 가치를 강조하며 시급히 재지정과 보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견당의 10대손 김주태는 “개인이 보수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막대하고, 공인된 업체를 통해 복원해야만 가옥의 품격과 원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최근 영월군이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돼 200억 원 가까운 지원금을 확보한 상황에서, 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산에 대한 방치와 무관심은 지역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얼마전 ‘칼의 노래’, ‘남한산성’을 쓴 소설가 김훈 작가는 조견당을 방문한 뒤 “역사와 건축적 가치를 지닌 집을 방치하는 것은 유산을 잃는 행위”라며 관계 당국의 무관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화재 지정 해제 이후로도 수많은 세월 동안 방치된 조견당은 다시금 문화유산으로 재평가 받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산으로서 보호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조견당은 단순히 개인의 고택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과 문화적 유산의 가치를 담고 있는 곳으로, 문화재 재지정과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다.
sisagw@naver.com
기사제보 및 보도요청 sisagw@naver.com
강원도민을 위한 시사정론 시사강원신문사
Copyright © 시사강원신문사 www.sisagw.com 무단복제 및 전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