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이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
한무룡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5.06.13 pm01:57 기사승인 2025.06.16 am12:00
세상에는 수많은 법칙과 규칙이 존재한다. 지켜야 하는 법도 있고, 권장되는 규칙도 있으며, 사회적 관습으로 자리 잡은 것들도 있다. 모두 필요하지만, 어느 순간 지나치게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법칙 자체가 삶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매일같이 다양한 규칙 속에서 살아가며,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필요 이상으로 세세한 지침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모든 것을 규칙으로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공공장소를 방문해보면 수많은 규칙이 적혀 있다. 도서관에는 ‘정숙’이라는 표시가 곳곳에 붙어 있고, 공원에서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경고를 볼 수 있다. 전철에서는 ‘휴대폰 사용 자제’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그러나 이런 규칙들이 과연 완벽하게 지켜지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도서관에서는 여전히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 있고, 공원의 잔디밭에 들어가는 사람도 많으며, 자전거가 인도와 차도를 넘나드는 모습도 흔하다.
공공시설은 사람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추가적인 안내를 하고, 이를 감시하는 인력을 배치하지만 여전히 완벽한 질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벚꽃 축제처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자전거 도로에서는 자전거가 아닌 다른 이동수단이 점령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규칙을 만들고,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려고 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인성이다. 인성이 올바르게 형성된 사회라면 많은 법칙과 규칙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도서관에서는 자연스럽게 조용히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고, 공원에서는 다른 이용객을 배려하여 행동하는 문화가 생긴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시민 의식이 정착하면 축제 후에도 깨끗한 거리가 유지될 것이다.
문제는 인성 교육이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인성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 사회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 전체가 이를 실천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하며, 규칙을 따르는 것이 강제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물론 법과 규칙은 여전히 필요하다. 사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질서가 필수적이며, 법을 통해 정의를 구현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법칙의 최종 목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법과 인성을 균형 있게 활용해야 한다. 법은 최소한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인성은 법이 없어도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법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이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인성이 자리 잡은 사회에서는 법 없이도 질서가 유지된다.
따라서 사회는 단순히 규칙을 늘리고 강제하는 방향이 아니라, 시민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만들어야 할 법칙은 하나다. ‘올바른 인성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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